나이 약관, 불혹, 지천명, 고희, 희수, 백수, 상수 뜻 - 한자로 나이 표현나이 약관, 불혹, 지천명, 고희, 희수, 백수, 상수 뜻 - 한자로 나이 표현
Posted at 2020. 11. 24. 16:31 | Posted in 잡동사니한자 나이
[나이 약관, 불혹, 지천명, 고희, 희수, 백수, 상수 뜻 - 한자로 나이 표현]
사실 굳이 나이를 한자로 다시 써야 하는 이유가 없지만, 워낙 그런 경우가 많으니 한자 나이의 뜻을 확인해 봅니다.
모든 나이를 일일이 알아둘 필요는 없으므로 중요한 단위로 나이의 한자 뜻만 알아두면 되겠습니다. 여기서 다룰 것들은 약관, 불혹, 지천명, 고희, 백수, 상수 등입니다.
(아래 의미 풀이는 단순히 사전 등을 베낀 것이 아니라 재해석한 것이므로, 기존의 풀이와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먼저 알아둬야 할 것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다 보면, "한자어 나이 표기법", "나이를 한자로 하면" 같은 글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이해입니다. 나이를 한자로 해도 열다섯 살은 그대로 十五歲(십오세)입니다. 그러므로 "나이를 그렇게 표현하기도 한다"면 맞는 말이지만, "나이를 한자로 바꾸면 그렇게 된다"는 말은 틀린 것입니다.
한자 표현은 단지 "잠에 들었다"를 "꿈나라로 갔다"고 하는 것처럼 재미나 문학적 표현, 또는 옛이야기를 빗댄 속담 같은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그저 그렇구나 정도만 알면 되는 것이지, 중국어를 몰라서 무식하다거나 중국 옛이야기를 몰라서 잘못됐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나이와 한자 - 뜻 풀이
우선 나이를 표현하는 한자의 뜻을 해석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한자들이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해하면 왜 나이를 그렇게 부르기도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 10대 : 沖年(충년) - 뜻 : 沖자는 "비어있다"는 의미이며,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아직 어리다"는 뜻입니다.
- 15세 : 志學(지학) - 뜻 : 학문(學)에 뜻(志)을 두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공부의 뜻을 알게 되는 나이"이기도 합니다.
- 20세 : 弱冠(약관) - 뜻 : 원래의 弱은 "약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적은(弱 ) 갓(冠 )을 썼다는 것이니 "비로소 갓을 쓰는 나이(관례를 올리는 나이)"라는 의미입니다.
- 30세 : 而立(이립) - 뜻 : 而는 말을 이을 때 사용하지만 한편으로는 "능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능(而)히 세울(立) 수 있다는 말이니 "기초를 세우는 나이"라는 뜻입니다. 즉 세상을 보는 눈이 생겨서 도덕적으로도 확고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 40세 : 不惑(불혹) - 뜻 : 흔들리지(惑) 않는다(不)는 의미입니다. 확고히 되었으니 여러 유혹이나 흔들림에도 도리를 지킨다는 뜻입니다.
- 50세 : 知天命(지천명) - 뜻 : 知(알 지) 天(하늘 천) 命(명할 명)이니,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라는 뜻입니다. 즉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나이입니다.
- 60세 : 耳順(이순) - 뜻 : 귀(耳)가 순(順)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말에도 귀에 거슬림이 없다는 이야기이니, 세상과 원만하고 들으면 곧 이해가 된다는 뜻입니다.
- 70세 : 古稀(고희), 從心(종심) - 뜻 : 옛날(古)부터 드물었다(稀)는 의미입니다. 또한 높고 큰(從 ) 마음(心 )이라고도 합니다. 예전에 70까지 사는 것이 드물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합니다.
- 77세 : 喜壽(희수) - 뜻 : 그 나이(목숨. 喜)가 즐겁다(壽)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즐겁다는 의미보다는 말 그대로 그냥 7자를 의미하는데, 이유는 아래의 유래/어원에 있습니다.
- 88세 : 米壽(미수) - 뜻 : 한자로는 쌀(米)의 나이(壽)라는 말이 되어버렸지만, 위의 희수처럼 그냥 8자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유는 아래의 유래/어원에 있습니다.
- 99세 : 白壽(백수) - 뜻 : 한자로는 하얀(白) 나이(壽)가 되겠지만, 그대로 읽어서는 안 되고 100(百)에서 하나 모자란 나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른 것입니다. 역시 아래에 이유가 있습니다. (직업 없는 백수(白手)와 한자뿐 아니라 해석도 다름)
- 100세 : 上壽(상수), 期願之壽(기원지수) - 뜻 : 최고로 위(上)에 있는 나이(壽) 또는 기대(期)하고 원하는(願) 나이(壽)라는 이야기입니다. 즉 보통 사람보다 나이가 항상 위라는 뜻이며 장수를 빌어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관용적 한자 나이 유래, 어원 해석
이번에는 관용적으로 쓰이는 한자의 나이가 어떻게 유래되고 어원을 가졌는지를 알아봅니다. 이것을 이해하면 이 단어들이 중요한 것인지, 그저 상식 정도에서만 알아두면 되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 10대 : 沖年(충년) - 어원: 특별한 유래는 없습니다. 우리말로는 "어린 나이"라도 해도 되는 말입니다.
- 15세 : 志學(지학) - 유래: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유래했습니다. 공자가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말한 구절입니다.
- 20세 : 弱冠(약관) - 유래: 예기(禮記)의 곡례편(曲禮篇)에서 二十曰弱冠(이십왈약관)이라며 "관례를 한다"고 했으니 성인이 되는 관례를 받는다는 것이겠습니다.
- 30세 : 而立(이립) - 유래: 역시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유래했습니다. "三十而立(삼십이립. 서른 살에 학문에 일가견이 이룸)"이라고 했으니 삶의 철학이 뚜렷해졌음을 나타냈습니다.
- 40세 : 不惑(불혹) - 유래: 이것도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유래했습니다. "四十而不惑(사십 불혹)"이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 50세 : 知天命(지천명) - 유래: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 중 공자가 "五十而知天命(오십이지천명)"라고 하여 하늘의 명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 60세 : 耳順(이순) - 유래: 계속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나옵니다. 공자가 이 나이가 되자 어떤 일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에서 왔습니다.
- 70세 : 古稀(고희), 從心(종심) - 어원: 두보의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희래)"라는 시구에 어원이 있습니다. 삶에 칠십 살이 오기 드물었다는 말이었습니다. 종심의 유래도 두보의 시인데, 곡강시(曲江詩) 중 從心所慾不踰矩(종심소욕불유구)에서 왔습니다.
- 77세 : 喜壽(희수) - 어원: 유래는 초서체로 喜자를쓰면 마치 七十七(칠십칠)을 써 놓은 것 같다는 데에서 생겼습니다.
- 88세 : 米壽(미수) - 어원: 이 역시 위의 희수처럼 파자의 재미에서 생겼습니다. 쌀 미(米)자를 분해하면 팔십팔(八十八)이 됩니다.
- 99세 : 白壽(백수) - 어원: 위의 희수, 미수처럼 한자의 모양에서 유래합니다. 百은 일백 백자입니다. 여기서 위의 一을 지우면 白가 됩니다. 즉, 100에서 1을 지운 의미입니다.
- 100세 : 上壽(상수), 期願之壽(기원지수) - 어원: 더 이상의 나이를 세기 어려우므로 많다, 가장 높다 등의 의미입니다. 기원지수는 그저 "오래 사세요"라는 뜻으로 사용되므로 따로 어원, 유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둘 것
여기까지를 한 눈에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0대 : 沖年(충년), 15세 : 志學(지학), 20세 : 弱冠(약관), 30세 : 而立(이립), 40세 : 不惑(불혹), 50세 : 知天命(지천명), 60세 : 耳順(이순), 70세 : 古稀(고희), 從心(종심), 77세 : 喜壽(희수), 88세 : 米壽(미수), 99세 : 白壽(백수), 100세 : 上壽(상수), 期願之壽(기원지수)
위에서 한자와 나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생각해 볼 것은 이 대부분의 유래가 유학 문화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유학을 공부하거나 한자를 공부하거나 사회생활을 위한 상식을 공부하는 입장이라면 나름의 의미가 있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굳이 이런 것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는 것도 함께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런 말을 쓰게 된 이유는 중국어를 쓰면서 유식한 척하던 우리의 과거 때문이고, 어른에 대한 것들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려는 습관 때문입니다. 물론 학문적 이유는 위에 적었습니다.
예를 들어, 옛날에는 왕이라는 말도 하지 못하고 '전하'라는 말로 돌려서 했었습니다. 전하란 뜻은 "대궐 아래"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어르신이 70세가 되셨다"를 "어르신이 고희를 맞으셨다"고 돌려서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외국어만 끌어다 쓰면 고급스러운 것이라는 선입견에서 출발한 인식입니다. 현대적으로 예를 들자면 "어르신의 얼굴을 뵙다"를 "어르신의 face를 뵙다"고 말하는 것처럼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짓입니다.
나이를 한자로 표현한 것에서 중요한 것은 성인들이 그렇게 생각했으니 자신을 되돌아보는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흔 살을 불혹이라고 불렀었는데, 정말로 나의 삶도 40이 되어 흔들리지 않는가?"처럼 생각할 줄 안다면 한자로 나이를 사용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는 예순 살(60세)까지 사는 경우가 드물었기에 70부터는 고희, 희수, 미수, 백수처럼 말장난 같은 한자어를 사용합니다. 상수, 기원지수는 의미가 더 큰 한자어지만, 역시 역사적 가치나 성인의 가르침은 없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꼭 써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해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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